닥터칼럼

우리 아이 보약은...? (2010.05)

작성자
cloudstream
작성일
2018-10-16 14:15
조회
3260

우리 아이 보약은...??


“아이가 아픈가요?”

“그게 아니고, 아이에게 보약을 먹여주면 좋다고 말을 들어서... ”

아이들에게 보약을 먹여주면 좋다는 말은 거의 다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언제부터, 얼마만큼, 1년에 몇 번이나 먹여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말들이 다 다르다.

거기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한다.

1. 언제부터 먹나요?

일단 보약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한약은 아이가 만 1살이 되었을 때부터 먹이는 것이 보통이다.

아이가 태어나면, 대략 32일 정도에 한번 씩 이유 없는 열이 나면서 보채는 일이 생긴다. 한 번씩 겪을 때마다 몸 안의 장부(臟腑)가 하나씩 성숙되어 가는데, 심포(心包)와 삼초(三焦)는 형상이 없기 때문에 변(變)하지도 증(蒸)하지도 않는다. 이걸 거쳐야 사람구실을 할 수 있게 된단다. 그 기간을 합하면 대강 1년이 된다.

변증(變蒸)을 할 때에 만약 해열제를 먹여서 열을 억지로 낮추면 성숙되어야할 장기(臟器)가 성숙이 덜 되는 까닭에, 흔히 면역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약해지고, 아이들이 잘 걸리는 병인 감기, 장염 등에 시달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1살부터 먹이는 것이 좋다고 본다.

2. 얼만큼이나 먹나요?

보통은 아이의 만 나이만큼의 첩(貼)수를 1회 복용량으로 정한다.

혹은 만 나이의 반수만큼을 상반기 하반기로 나누어서 1년에 2회 복용하게 한다.

개인적으로는 만 나이만큼 1년에 1회 복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첩 수를 계산하기도 편하고, 약을 준비해서 먹여야 하는 엄마들도 좀 덜 불편하기 때문이다. 즉 만 4세의 아이는 4첩, 만 7세의 아이는 7첩 하는 식이다. 만 15세 이후에는 어른과 같은 양의 약을 복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3. 꼭 녹용(鹿茸)을 넣어야 하나요?

녹용(鹿茸)은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설명에 성(性)이 온(溫)하고 맛이 감산(甘酸)하고 무독(無毒)하니 허로(虛勞), 리수(羸瘦), 사지(四肢)와 요척(腰脊)의 산통(痠痛: 저리고 아픈 것), 남자의 신(腎)의 허냉(虛冷), 각슬(脚膝)의 무력(無力), 꿈에 성교(性交)하는 것, 설정(泄精), 여인의 붕루혈(崩漏血), 적백대하(赤白帶下) 등을 다스리고 또 태(胎)를 편히 한다고 되어있다.

무슨 얘기냐면, 기(氣), 혈(血), 근(筋), 정(精), 골(骨), 수(髓)를 보(補)하는 약이라는 뜻이다.

그보다 더 쉽게 표현하자면, 몸의 가장 근본적인 것을 보충하는 약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그게 피를 만드는, 기를 만드는, 근육을 만드는, 뼈와 뼛골을 만드는 작용을 하는 약이라는 뜻이다.

그러니 자라나는 아이에게 많이 좋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물론 아이의 상황을 충분히 살핀 다음이 되겠지만, 넣을수록 좋다는 것이 정답이다.

4. 녹용을 많이 먹이면 좋지 않다던데요.

모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이 ‘한약을 잘못 먹어서’ 살이 쪘다고 얘기하는 것을 듣고 답답해했던 적이 있다.

어느 것이든 ‘잘못’먹는다면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지 않을까.

녹용에 대한 평가나 녹용의 품질을 나누는 방법에 대한 얘기는 좀 길어지는 얘기이니 다른 기회를 잡도록 하겠다.

다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잘못’ 먹는다거나, ‘너무 많이’ 먹는다면 당연히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오게 된다. - 세상에 어떤 것이 그렇지 않겠는가?

내가 아는 한의사선배, 동기, 후배들을 보면, 자기 자식들에게 - 심하게 자식을 사랑하는 사람은 1년 내내, 좀 무심한 사람은 1년에 약 4회 정도 - 녹용이 들어간 약을 먹인다. 이 얘기면 더 이상 설명이 입 아프게 된다.

환자의 상태를 면밀하게 살펴서 그에 맞게 사용한다면 적어도 문제가 생길 일은 없다.

5. 반드시 먹여야 되는 건가요?

약은 병을 고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병이 없는 상태라면 약이 필요할 리가 없다.

다만 성장기에 처해있는 아이들의 경우 성장과 성숙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그래서 약을 복용시키는 것이다.

반드시 먹여야 되는가 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섭취하는 음식에서 많은 것을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보약이란 권장사항이다.

해주면 더 좋다는 것이지 안 해주면 큰일 난다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경희보명한의원 | 대표자: 이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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