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칼럼

가을과 우울증 (2015.09- 참 소중한 당신 10월호)

작성자
cloudstream
작성일
2018-10-17 14:42
조회
3993

가을과 우울증


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이제 가을입니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답니다.

추수(秋收). 거두어들이는 계절이지요. 음식이 풍성해지는 수확의 계절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우울해지는 증상이 쉽게 발생되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가을을 탄다고 표현하기도 하죠.

번성하는 시기인 여름이 가고, 안정되어지는 시기가 왔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오늘은 우울증에 대해 얘기를 하겠습니다.

우울증은 도파민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뇌의 신경전달물질에 이상이 생겨 발생되며, 여성은 남성보다 원래 세로토닌이 낮은 편이라서,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에 잘 걸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80~90%가 약물과 상담 치료로 완치된답니다.

가을에 더욱 심해지는 우울증을 ‘계절성 정동장애’, ‘계절성 우울증’ 이라고 합니다.

이 병은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시기에 증상이 악화되었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 여름에 들어서면서 증상이 나아지는 상태를 반복합니다. 물론 여름에 우울증상이 심해지는 여름철우울증도 있습니다.

이런 계절성 우울증은 스스로 힘이 없음을 알았을 때 허탈하고 맥이 빠지는 ‘무력감’ 때문에 시작된다고 합니다.

우울증이란 - 한마디로 ‘맛’이 나지 않는 상태라는데...

그 ‘맛’은 사는 맛, 먹는 맛, 일하는 맛, 즐기는 맛이랍니다.

즉, 의욕도 없고, 재미도 없다는 뜻이죠. 이게 몸까지 망가지게 할 정도가 되면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신체적 통증도 우울증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여자가 남자보다 우울증이 많고, 어른 만이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우울증상이 많다고 합니다. 우울증상이 심해지면 자살에까지 이르기 쉽다고 합니다.

사람은 감정의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라고 어느 유명한 사람이 말했었지요.

화도 나고, 밉고, 싫고, 좋아하고, 기뻐하고, 믿고, 실망하고 하는 등의 감정이 나를 흔드는 것인데, 제자리로 돌아오기만 한다면 어쩌면 이것도 사람 사는 재미 중 하나일 수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중심을 잡을 수 있는 힘이 있다면 약간씩 휘어지는 것쯤은 문제가 되지 않을뿐더러, 사람인 이상 얼마간 흔들리는 것이 평범한 정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한의학에서는 …

한의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울증(鬱症)이라는 병명으로 우울증을 질병으로 인식해왔습니다.

한방에서의 우울증(憂鬱症)은 칠정소상(七情所傷)의 한 가지로 여겨지는데, 칠정(七情)이란 희(喜), 노(怒), 우(憂), 사(思), 비(悲), 공(恐), 경(驚)을 싸잡아 이르는 말로 감정의 종류를 따져 분류한 것이고, 칠정소상이란 감정의 변화가 정도를 넘어서서 신체에 문제를 일으켰다는 뜻입니다.

화를 잘 내면 간(肝), 너무 즐거워하면 심(心), 너무 생각이 많으면 비(脾), 너무 슬퍼하면 폐(肺), 많이 무서워하거나 너무 놀라면 신(腎)을 상하게 한다고 되어있습니다.

‘너무’하면 병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우울증은 우(憂), 사(思), 비(悲)가 버무려진 상태로 보입니다. 이 역시 전체적인 신체 조절 능력이 떨어져서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 됩니다. 이 신체조절 능력이 바로 기(氣)이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힘이죠.

따라서 부족해진 신체조절 능력을 적절하게 보완해주면 우울증이 나을 수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한약치료, 침치료, 의료기공요법, 한방음악치료, 명상치료, 운동치료 등의 방법을 사용하여, 환자가 감정으로 조절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치료를 함으로써 좋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도움이 됩니다.

가을 우울증의 가장 손쉬운 해결책으로는 우선 햇볕 아래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입니다.

가을 햇볕은 우울증을 극복하고 기분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가을뿐만 아니라,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이 원활하게 분비되어 안정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우울증에는 항상 좋은 해결책이 됩니다.

야외 활동을 의도적으로 많이 하는 것이 좋습니다. 산책도 좋고, 산에 가는 것도 좋고, 친구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습니다.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실내에서라도 햇볕을 쬐고 여유를 갖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규칙적인 생활은 언제나 중요합니다. 가을 우울증은 일반적인 우울증과 달리 식욕과 수면욕이 생기기도 합니다. 우울한 기분에 많이 먹고, 많이 자서 살이 찌기도 합니다. 그러니 의식적으로 일찍 일어나고 적당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좋습니다.

음식은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중심으로 비타민 C 섭취량을 늘리는 게 좋다고 합니다.

또 우울증 예방에는 비타민 D가 좋다고 합니다. 비타민 D는 대부분 햇빛을 통해 얻으므로 햇볕을 쬐는 것도 중요합니다. 일조량이 적은 가을에는 연어나 우유, 달걀노른자, 생선, 간 등 비타민 D가 많이 함유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또 세로토닌 분비에는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6도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땅콩, 치즈, 참깨, 두부, 마늘, 현미, 요구르트 등을 꾸준히 먹는 것이 좋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가리지 말고 골고루 드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주요 우울증의 진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2주 이상, 거의 매일 지속되는 우울한 기분

2. 일상의 대부분의 일에서 관심 또는 흥미의 감 소

3. 식욕 감소/증가(체중의 감소/증가, 한 달에 5% 초과)

4. 부족하거나 과한 수면

5. 정신운동 지연 또는 정신운동 초조

6. 피곤 또는 에너지의 감소

7. 무가치감, 부적절한 죄책감

8. 집중력 저하, 우유부단

9. 반복적인 자살 생각

위에서 언급한 증상 중 5개 이상 (1, 2번 중에 하 나 이상) 있고 일상 생활에 심각한 저하를 유발할 때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 (DSM-IV: 미국 정신과학회의 진단기준) ===


= 세계 보건 기구의 우울증 진단기준 =

1. 우울한 기분이 든다.

2. 흥미와 즐거움을 상실했다.

3. 피로감이 증가하고 활동성 저하를 초래하는 기억력 감퇴 등으로 고통받는다.

4. 집중력과 주의력이 감소했다.

5. 자존감과 자신감이 감소했다.

6. 죄의식과 자신이 쓸모없다는 느낌이 든다.

7, 미래가 비관적으로 생각된다.

8. 자해나 자살행위 또는 생각이 든다.

9. 수면장애(불면, 꿈을 많이 꾼다.)

10. 식욕감퇴

판단: 1 ~ 3의 증세로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 4 ~ 10의 증세가 나타나면 우울한 상태이다.

경희보명한의원 | 대표자: 이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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