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칼럼

수면 (2016.11 - 사목정보 - 2016년 11, 12월호)

작성자
cloudstream
작성일
2018-10-17 15:19
조회
4243

수면의 중요함


 

 

지난 글에서 휴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휴대전화도 충전해야 사용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은 그 휴식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수면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하루의 일상은 사정에 따라 다르지만, 누구나 잠을 잡니다. 신생아 때는 거의 하루 종일 잠을 자는 것이 정상이고, 성인의 경우에는 6~8시간 정도의 수면이 필요합니다. 따져보자면 일생의 3분의 1 정도가 수면인 셈입니다.

 

그렇다면 잠을 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또 언제자야 하는 건가요?

 

1. 수면이란

 

일반적으로 수면은 낮 동안의 활동을 멈추고 긴 시간 동안 쉬는 것입니다. 그 활동과 수면에는 낮과 밤이라는 규칙이 있습니다.

즉 낮에는 움직여 일을 하고 밤에는 잠을 자야 된다는 것인데, 이를 한방에서는 수면을 양기(陽氣)와 음기(陰氣)의 운행(運行)의 한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즉 낮에는 양기가 운행하여 활동을 하는 것이고 밤에는 음기가 운행하여 수면을 이루는 것이죠.

낮에는 자고 밤에만 움직이는 동물들도 있는데, 이것은 각각 음양의 치우침에 따른 것으로, 사람이 왜 밤에 자야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됩니다. 총명한 사람은 양기가 많아서 잠이 적답니다.

또 사람은 직립보행을 하므로 신체가 상하(上下)로 서게 되어 가장 높은 곳인 머리와 가장 낮은 곳인 발과 높이의 차이가 생기게 되어 하루 종일 서고 앉고 하면서 머리를 위에, 발을 아래에 두고 있기 때문에, 몸 안의 가벼운 기운(청기:淸氣)은 위로 올라가고 무거운 기운(탁기:濁氣)은 밑으로 내려가서 분리가 됩니다. 마치 토마토 주스를 한동안 놓아두면 위로는 맑은 물이, 아래로는 토마토 갈린 것들이 나뉘는 것과 같지요. 가벼운 기운이 너무 위로만 몰려가면 신경이 날카로워지고, 생각이 많아 안정이 되지 않고, 무거운 기운이 너무 아래로만 쌓이면, 발과 다리가 무겁고 몸을 움직이기가 힘겨워지므로 두 가지로 나뉜 기운들을 섞어서 균등하게 해 주어야 몸의 상태가 좋아지는데 이것이 바로 수면이고, 누워서 자지 않으면 그다지 수면이 효과적이지 못한 이유입니다.

 

결국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온 몸을 돌면서 많은 기능들을 수행하던 여러 요소들이 그 활동을 그치고서 마치 격납고에 비행기가 들어가 쉬듯이 쉬는 것이 수면입니다. 그러니 그 요소들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면 편하고 깊게 잠들 수 없습니다.

또한 양기와 음기의 운행이 어지러워져서 그 운행하는 규칙을 지키지 못하면 잠이 들어야 할 때 잠들 수 없고 깨어 있어야 할 때에 깨어 있을 수 없는데, 음양의 운행이 어지러워지는 까닭은 대개 생각이 많아서(예를 들면 고민거리가 있다거나 너무 즐거워 어쩔 줄 모를만한 일이 있다거나 분한 마음이 있다거나 크게 놀랐다거나 매우 두려워한다거나 하는 것들: 이 모든 것들이 다 화병이 된다)입니다. 자꾸 가슴 속에 담아두는 것이 많게 되면, 그것이 음양의 운행을 힘들게 하여 제자리를 찾아가기 어려워지므로 잠이 규칙을 벗어나게 됩니다.

 

그러니 이 음양의 흐름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거나, 정상적인 상태로 돌려놓기만 하면 수면에는 문제가 없게 됩니다.

그러나 사람마다 놓인 상황이 다르고 몸의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흐름을 정상적으로 회복하여 치료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일 수밖에 없어 어느 한 가지 방법으로 다 좋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흐름이 깨어지는 이유는 많습니다. 그 대부분은 각자가 스스로 깨어버리는 경우였습니다. 저의 치료경험에 의하면, 노인들의 경우는 운행의 힘이 모자란 경우가 대부분이고, 장년의 경우는 마음속에 생각이 많은 것이 가장 많은 원인이고, 청년의 경우는 피로의 누적으로 운행이 문란해진 것이 가장 대표적인 원인이었습니다.

 

2. 언제 자야하나

 

예전의 시간개념으로 보자면 해시(亥時) 이전에 잠들어서 인시(寅時) 정도에 깨어나는 것이 좋다고 그랬었습니다. 즉 저녁 9시 정도에 잠들어서 오전 3시 정도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는 거죠. 실제로 산사(山寺)의 승려(僧侶)분들은 그렇게 생활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그렇게 행하기는 쉽지 않더군요.

그래서 저는 환자분들에게 이렇게 권고합니다.

 

‘오늘 잠들어서 내일 일어나세요.’

 

즉 아무리 늦더라도 12시 이전에 잠드는 것이 좋겠다는 의미입니다.

위에서도 설명 드렸지만, 밤은 음기가 운행하는 시간입니다. 따라서 활동을 줄이고 체력과 기력이 보충되도록 기다려야 합니다. 그래서 잠을 자는 것이 가장 적당합니다. 또한 일어나는 시각은 오전 3시를 넘었다면 일찍 일어날수록 좋습니다.

특히나 수험생들은 6시 정도에 일어나는 것을 권장합니다. 잠에서 깨어난 사람의 뇌가 그 능력을 100% 발휘할 수 있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적으로 3시간 정도랍니다. 대부분의 시험이 9시 정도에 시작하니 그 정도의 시각이 나옵니다.

 

3. 나누어 자면 어떨까

 

가끔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저는 반대입니다.

제 생각으로 사람의 기력은 마치 휴대전화의 배터리 같다고 봅니다. 한 번에 제대로 충전하지 않고 조금씩 충전하다보면 배터리의 성능이 저하된답니다. 잠도 마찬가지입니다.

잠이 들기 시작할 때 일정한 깊이의 수면상태에 도달하기 위해 시간이 필요합니다. 짧게 자는 것은 충분한 깊이의 수면에 도달하지 못한 채로 수면이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그러니 쪽잠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컨디션을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하는 것은 잠깐의 충전으로 휴대전화를 다시 사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4. 어떻게 자야하나

 

수면은 쉬는 것입니다. 그러니 몸에도 일거리를 주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공복인 상태로 잠에 드는 것이 좋습니다. 당연히 물도 몸에 부담을 줍니다. 잠들기 전에 용변을 마치는 것도 좋습니다.

너무 덥지 않아야 합니다. 그리고 너무 춥지도 않아야 합니다. 눅눅한 것도 피하세요.

또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몸 안의 청기와 탁기가 섞이도록 해야 하므로 높은 베개도 좋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적당한 온도와 적당한 습도, 공기의 흐름이 적은 상태에서 적당한 높이의 베개를 베거나 혹은 베지 않고 편하게 누워 자는 것이 가장 좋은 수면 방법입니다.

 

깊고 편안한 수면은 다음날을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게 합니다.

군대에서처럼 10시에 취침, 6시 기상까지는 아니더라도, 7시간 이상의 수면시간을 확보하시는 것도 중요합니다.

 

부디 오늘도 편안한 밤 되십시오.

 

* 잠자는 자세는 크게 신경 쓰실 필요 없다고 생각됩니다.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좋기는 하지만, 어깨가 잘 아파지는 분들은 오히려 힘들 수도 있습니다. 반듯하게 누워서 잠들더라도 하룻밤 5~7회 정도 자세를 바꾸는 것이 보통이니까요.

 

경희보명한의원 | 대표자: 이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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