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칼럼

다쳤을 때는 (2015.04 - 참소중한 사람들 4월, 5월호)

작성자
cloudstream
작성일
2018-10-17 12:28
조회
3967

다쳤을 때는


 

 

산에 꽃들이 많이 피는 시기... 봄입니다.

몇 년 전부터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더불어 산행을 위한 의류나 도구들도 많이 화려해졌습니다.

저도 산행을 좋아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게을러서인지 가 본지가 꽤 오래 되었습니다.

등산을 하거나 유원지 등을 다니거나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니 다치는 사람들도 많아집니다.

오늘은 다치는 경우에 대한 얘기를 하겠습니다.

 

1.

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허리도 펴지 못하고 기우뚱 거립니다.

“발을 다치셨나보군요.”

“예, 어제 산에 갔다가 내려오면서 미끄러졌어요.”

“어디 좀 볼까요?”

 

발은 퉁퉁 부어있었고, 거뭇하게 멍이 들어있습니다.

“다치신 뒤에 어떻게 하셨나요?”

“따뜻하게 찜질을 하고 약을 발라서 막 주물렀어요.”

“… 그래서 더 많이 부었네요. 며칠 고생 좀 하시겠네요.”

 

관절을 다치는 것에는 크게 염좌(捻挫)와 탈구(脫臼), 그리고 골절(骨折)이 있습니다.

염좌는 관절의 가동범위를 넘어선 과신전(過伸展)의 상태로, 흔히 “삐었다”라고 말하는 상황입니다. 탈구는 관절이 제 위치에서 벗어난 상태로, 흔히 ‘빠졌다’라고 표현되는 상황이죠.

 

관절은 뼈와 뼈가 만나 구부릴 수 있도록 되어있는 부위입니다. 움직여야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안전장치가 이중삼중으로 되어있죠. 일단 뼈끼리 맞닿는 부위는 연골이라는 물렁뼈가 있어서 충격도 흡수해주고 뼈가 닿아서 갈아지지 않도록 해줍니다.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활액이라는 미끌미끌한 액체가 있고, 그 활액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활액낭이라는 것이 관절을 감싸고 있으며, 그러한 구조를 가진 관절이 틀어지거나 벗어나지지 않도록 고정하는 인대가 있습니다. 인대는 관절을 고정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탄성이 적어 마치 노끈 같습니다.

 

탈구든 염좌든 일단 발생하면 인대가 손상 받을 수밖에 없고 관절 주위를 지나는 모세혈관 역시 손상됩니다. ‘뜯어지는’ 것이죠. 모세혈관에서 피가 나오고 그 피가 살 속으로 스며들면서 붓습니다. 심한 정도라면 인대가 끊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활액낭까지 망가지는 수도 있습니다.

 

행동요령

 

1. 되도록 건들지 말아야 한다.

 

이미 손상된 인대와 혈관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됩니다. 적당히 망가졌던 관절을 함부로 한 끝에 제대로 망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응급처치를 하는 제 1의 원칙이 바로 ‘보존’입니다.

 

2. 차갑게 한다.

 

일단 손상이 되었다면 통증과 함께 부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출혈이 되고 있는 중이죠. 이러한 상황에서는 먼저 지혈시켜야 하므로 차갑게 식혀줘야 합니다. 또한 다친 부위가 차가워지면 통증에 대한 감각이 약해지기도 합니다.

- 만약 따뜻하게 한다면?

출혈량이 늘고 살의 조직들이 이완되어서 많이많이 붓게 됩니다.

- 만약 주무른다면(마사지를 한다면)?

손상된 모세혈관과 인대를 자극해 많이많이 붓게 될뿐더러 더 많이 손상되게 할 수 있습니다.

 

3. 고정을 시켜줘야 한다.

 

부목을 대는 것이 그것입니다. 대부분 압박붕대나 밴드(흔히 아대라고 부른다)를 이용해서 관절 부위가 힘을 받을 수 있도록 고정시켜주기도 하죠. 외과에서는 흔히 ‘기브스’라고 부르는 고정 장치를 해줍니다.

다만, ‘기브스’를 오래 할 경우 관절의 움직임을 둔하게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골절이 아닌 경우라면, 부득이하게 활동을 해야만 하는 때에만 고정을 시켜주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고정시켜주는 장치를 제거할 수 있게 함으로써 다친 부위를 편하게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므로 염좌나 탈구의 경우라면 탈부착이 편한 장치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4. 한의원(병원)에 간다.

 

다치고서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한의원(병원)을 찾아갑니다. 침 한방으로 다 낫지는 않을 테지만 보다 빠른 회복을 위해 쓸 수 있는 방법을 총동원할 것입니다.

 

이상을 쉽고 짧게 정리한다면 이렇습니다.

다쳤다. 차게 하면서 가만 놔둔다. 되도록 못 움직이게 하면서 가까운 병원에 간다. 그리고 빨리 낫도록 노력한다.

 

반드시 기억하세요.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예 다치지 않는 것입니다.

 

2.

“이쪽 발목이 아팠는데, 이제는 엉덩이까지 아파요. 아픈 게 번지나 봐요.”

“이쪽 등이 아팠는데, 이제는 반대쪽 허리가 아파요. 옮겨 다니나 봐요.”

 

다치거나 통증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환자 분들을 대하다 보면 이런 표현들을 많이 듣습니다.

 

물감처럼 번진다?

옮겨 다닌다?

 

인체는 온 전신이 균형을 이루고 있어서 발뒤꿈치의 각질 한 조각이라도 다른 부분에 음으로 양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머리카락 한 올이 빠져도 인체의 어느 부분엔가 그에 따른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심장이 뛰거나 호흡을 하는 것 같이 사람의 생존을 위한 내부 장기들의 움직임이나, 눈을 깜박이는 것 같이 사소해 보이는 동작 하나하나도, 거의 전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수많은 조직들과 장기들의 유기적인 협조 하에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왼쪽 발목을 다치면, 일단 다친 발목에 통증을 느끼기 때문에 발목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왼쪽 다리를 딛는 힘을 줄이고 대신 허벅지에 평소보다 많은 힘을 주게 됩니다. 그래서 허벅지도 뻐근하게 되고, 보행을 하는 중에 발목이 흔들리면 통증이 심해지므로 발목을 고정시키기 위해 정강이 뼈 주위의 근육이 평소보다 많은 힘을 쓰게 되어 거기도 뻐근하게 되며, 왼쪽 다리에 부담을 덜 주려니 오른쪽 다리에 힘을 많이 쓰게 되고, 그래서 이제는 오른쪽 다리도 아프게 됩니다. 양쪽 다리에 주는 힘이 균등하지 못하니 골반에도 힘이 불균형지게 가게 되어 골반의 위치에 변형이 와서 허리도 아프고, 척추가 흔들리니 등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목뼈도 영향을 받으니 목이 뻐근하고 뒷골까지 아프게 됩니다. 거기에다가, 골반의 균형이 틀어지니 내부 장기가 위치하는 공간도 변화가 와서 소화나 대변에 문제가 생기고, 호흡이나 심장의 박동이 달라지며 가슴도 답답해집니다. 척추에 변형이 오니 척추의 정상에 놓여있는 두개골의 모양에도 변화가 옵니다. 턱의 모양이 달라지고 두뇌를 둘러 싼 두개골의 모양도 달라지죠.

 

한 개의 신용카드를 사용하다가 한도가 넘으면 사용가능한 다른 카드로 결제합니다. 이것을 ‘돌려막기’라고 합니다.

사람의 몸도 돌려막기를 합니다. ‘연쇄반응’이죠.

 

그러니 어서 치료해야 합니다. 서둘러 치료하면 보다 쉽게 나을 수 있고, 경제적 부담도 적고,

통증이나 불편으로 힘든 시간도 줄어듭니다. 즉 고생도 덜 합니다.

그러니 빨리 치료해야죠.

 

“하루만 늦었으면 치료하지 않고도 나을 뻔 했습니다.”

이건 우스갯소리에 나오는 말일 뿐, 설사 정말 그런 경우라 해도 확률이 아주 낮은 이야기입니다.

 

시간을 끈다는 것은 병(病)을 키우는 일일 뿐입니다.

 

경희보명한의원 | 대표자: 이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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