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칼럼

"발을 삐었어요." (2010.09)

작성자
cloudstream
작성일
2018-10-16 14:54
조회
3750

"발을 삐었어요."



관절을 다쳤을 때 마사지를 해주고 스트레칭을 해줘야 하는가, 그대로 가만히 놓아두어야 하는가?

아니면 차갑게 해줘야 하는가, 따뜻하게 해줘야 하는가?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환자분은 허리를 펴지도 못하고 기우뚱 거린다.

“발을 다치셨나보군요.”

“예, 어제 산에 갔다가 내려오면서 미끄러졌어요.”

“어디 좀 볼까요?”

발은 퉁퉁 부어있었고, 거뭇하게 멍이 들어있었다.

“다치신 뒤에 어떻게 하셨나요?”

“따뜻하게 찜질을 하고 멘소**을 발라서 막 주물렀어요.”

“… 그래서 더 많이 부었네요. 며칠 고생 좀 하시겠네요.”

 




관절을 다치는 것에는 크게 염좌(捻挫)와 탈구(脫臼)가 있다.

탈구는 관절이 제 위치에서 벗어난 상태를 말한다. 흔히 ‘빠졌다’라고 표현되는 상황이다.

염좌는 관절의 가동범위에서 벗어난 과신전의 상태를 말한다. 흔히 “삐었다”라고 말하는 상태이다.

관절은 뼈와 뼈가 만나 굽혀질 수 있도록 되어있는 부위를 가리킨다. 움직여야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안전장치가 이중삼중으로 되어있다.

일단 뼈끼리 맞닿는 부위는 연골이라는 물렁뼈가 있어서 충격도 흡수해주고 뼈가 갈아지지 않도록 해준다.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활액이라는 미끌미끌한 액체가 뼈끼리의 마찰을 줄여준다. 그리고 그 활액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활액낭이라는 것이 관절을 감싸고 있다. 그러한 구조를 가진 관절이 틀어지거나 벗어나지지 않도록 뼈와 뼈를 고정하는 인대가 있다. 인대는 관절의 고정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탄성이 적어 마치 노끈처럼 보인다.

탈구든 염좌든 일단 발생하면 인대가 손상 받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관절 주위를 지나는 모세혈관 역시 손상된다. ‘뜯어지는’ 것이다.

모세혈관에서 출혈이 발생하고 그 혈액이 살 속으로 스며나가면서 붓는다. 심한 정도라면 인대가 끊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활액낭까지 망가지는 수도 있다.

그렇다면 부상을 당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위의 설명에 답이 이미 나와 있다.

 

1. 되도록 건들지 말아야 한다.

이미 손상된 인대와 혈관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도록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된다. 적당히 망가진 관절이 함부로 관리한 끝에 제대로 망가진 경우가 많다. 응급처치를 하는 제 1의 원칙이 바로 ‘보존’이다.

 

2. 차갑게 한다.

일단 손상이 되었다면 통증과 함께 부어오르기 시작한다. 위에서 설명한 대로 출혈이 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출혈을 줄이고 지혈에 이르게 해야 하므로 차갑게 식혀줘야 한다. 또한 다친 부위가 차가워짐으로 해서 통증에 대한 감각을 약하게 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만약 따뜻하게 한다면?
출혈량이 늘고 살의 조직들이 이완되어서 많이많이 붓게 된다.

만약 주무른다면(마사지를 한다면)?

손상된 모세혈관과 인대를 자극해 많이많이 붓게 될뿐더러 더 많은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3. 고정을 시켜줘야 한다.

부목을 대는 것이 그것이다. 대부분 압박붕대나 밴드(흔히 아대라고 부른다)를 이용해서 관절 부위가 힘을 받을 수 있도록 고정시켜준다. 외과에서는 흔히 ‘기브스’라고 부르는 고정 장치를 해준다.

다만, 골절이 아닌 경우에는 혈액의 순환에 영향을 끼치므로 부득이하게 활동을 해야만 하는 경우에는 고정을 시켜주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고정시켜주는 장치를 제거해서 다친 부위를 편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므로 염좌나 탈구의 경우라면 탈부착이 편한 장치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4. 병원(한의원)에 간다.

다치고서 가능한 빠른 시간 안에 병원(한의원)을 찾는다. 침 한방으로 다 낫지는 않을 테지만 보다 빠른 회복을 위한 방법을 총동원할 것이다.

간단해 보이고, 심각하지 않아 보이는 손상일지라도 시일이 오래 경과되면 구조적인 2차 손상을 일으키게 된다.

오른 발이 다쳤는데, 계속 절며 다닌다면, 통증 때문에 오른 다리도 과도한 부담을 받게 된다. 왼쪽 다리에 체중을 많이 싣기 때문에 왼 다리가 아프게 된다. 균형진 걸음을 걸을 수 없기 때문에 골반의 변위를 일으키게 된다. 골반의 변위는 척추를 휘게 하고, 어깨, 목, 머리까지 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이상을 줄여서 쉽게 정리한다면 이렇게 된다.

다쳤다. 차게 하면서 가만 놔둔다. 되도록 못 움직이게 하면서 가까운 병원에 간다. 그리고 빨리 낫도록 노력한다.

반드시 기억해 놓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다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다.

 

경희보명한의원 | 대표자: 이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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